영화 '낙원의 밤' 리뷰

제주의 풍경이 아름다웠던 영화 ‘낙원의 밤’에 대해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리뷰를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전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 나쁜 영화인가 묻는다면 결론은 나쁜 영화라는 것이다.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라는 좋은 배우들을 사용한 느와르 영화라는 점에서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영화였지만
영화를 처음 접하고 이후에는 빨리 영화가 끝났으면 했던 영화였던 것 같다. 왜 나쁜 영화라고 생각하는지 내 나름대로의 이유를 적어보려 한다.

1. 뚜렷한 컨셉의 부제
먼저 뚜렷한 컨셉의 부제이다. 내 주관적인 생각으로 느와르 장르의 영화는 뚜렷한 컨셉, 스토리 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단한 예시를 든다면 타짜는 도박을 주제로 신의한수는 바둑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낙원의 밤은 그렇다할 소재가 없다. 조직 간의 갈등, 조직 보스의 배신 흔하다고 생각하면 흔한 소재를 주제로 잡았다. 느와르는 강렬한 소재에서 그 재미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 소재, 뚜렷하거나 분명한 소재, 실제로 있을법한 소재 이것이 잘 된 느와르 영화들의 성공 비결 아닐까
2. 갑작스런 이야기 전개
나는 영화를 볼 때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 서본결의 이야기 전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뭐든지 그렇겠지만, 앞쪽, 도입부에는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 인물에 대한 배경 등이 묘사되고 점점 갈등이 고조되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영화 낙원의 밤은 이런 형식적인 구조를 두고 봤을 때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초반 태구(엄태구)라는 사람을 자신의 밑에 두고 싶어 태구(엄태구)의 가족을 죽인 도회장(손병호) 이에 태구(엄태구)가 분노하고 이때 조직 보스의 권유로 가족을 죽인 도회장을 죽이는 초반 이야기라든지, 영화 마지막 즈음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다 죽자 절망감에 권총 한 자루로 조직을 다 죽여버리는 재연(전여빈)의 이야기까지 영화 초중반의 내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영화의 이어지는 흐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연기부족, 인물 캐스팅
영화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연기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 내용의 핵심인 재연(전여빈)의 연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세상에 대한 무료함, 소중한 사람들이 죽은 것에 대한 슬픔, 물회를 먹으며 시큰둥하게 던지는 농담 등.. 대부분이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같은 능동적인 연기를 원했는데, 살짝 수동적으로 연기를 한다고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또 인물 케스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태구(엄태구)의 조직 보스인 양사장(박호산)이 박호산 이라는 인물과 매치가 잘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낙원의 밤에서 조직 보스인 양사장은 자신의 식구를 팔아넘기는 파렴치한 보스로 나온다. 박호산이라는 배우는 매우 찌질하고 카리스마 없는 모습으로 양사장이라는 역을 소화했는데, 나는 이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한 조직의 보스라면 어느 정도 보스라는 포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또 파렴치한 보스를 연출할 거면 엄청 얍삽하거나 야비한 인물로 배역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전 슬기로운 깜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호산 배우라 아쉬움이 남는듯하다.

마지막으로 낙원의 밤이라는 영화 제목에 대해 생각해봤다.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주제라는 점에서 낙원의 밤은 언제
어디사나 밤은 찾아온다는 점을 시사하는 게 아닌가 싶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도 조카와 누나가 행복한 모습을 보며 화목하게 살던 태구(엄태구)도 살날이 머지않아 인생의 모든 것이 무료한 재연(전여빈)도 한 명은 행복하고 한명은 불행하지만 둘 다 결국 죽음(밤)을 맞이한다. 이렇게 지옥이든 낙원이든 밤은 모든 것을 불문하고 찾아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낙원의 밤이라는 것이 영화의 배경을 고려해보면 국내에서 자주 가는 여행지인 제주도에 밤이 찾아왔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주도 = 낙원, 비극 = 밤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다.마지막으로 낙원의 밤이 그리 길지만은 않겠다고 생각했다. 태구(엄태구)와 그의 가족을 죽인 조직들도 결국 재연(전여빈)에게 많은 죽음을 당했으니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겐 이 죽음으로 낙원의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올 수도 있을듯하다.
이상으로 낙원의 밤 리뷰를 마치며, 항상 어떤 영화든 내가 보는 그대로를 써보고자 한다. 그게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고
뭐, 그렇다.. 또 최대한 그 영화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려고 한다. 영화는 많은 의미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라고 생각하니까
다음번엔 긍정적인 리뷰로 찾아오길
다들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한국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리뷰 - 한국 영화/ 로맨스/ 잔잔한 영화/ 와차 (0) | 2021.08.30 |
---|---|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리뷰 - 한국 로맨스 명작, 넷플릭스, 추천 영화 (0) | 2021.08.26 |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리뷰 - 1990년대를 만나다, 낙동강페놀사건 (0) | 2020.12.01 |
영화 '사냥의 시간' 리뷰 - 튼튼한 배우 무너지는 스토리, 기대에 비해 아쉬움,넷플릭스 영화 (0) | 2020.05.10 |
<영화> '암살' 리뷰 - 조국 없는 자들의 조국수호, 한국 흥행영화, 이정재의 명대사들, 넷플릭스 영화, 일제강점기 영화 (0) | 2020.04.27 |